근 10년간 이케아는 매년 40개국에 걸친 약 24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후 ‘라이프 앳 홈 (Life at Home)’이라는 리포트를 발간하고 있다. 이는 가구에 대한 리포트가 아니라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우리가 집에서 생활하는 방식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보여주는 설문조사 결과를 담은 리포트이다. 작년 리포트에는 28%의 사람들이 잠을 자려면 빛이 완벽히 차단된 어둠이 필요하다는 점, 혹은 52%의 사람들은 집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로 꼽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런 조사 결과는 이케아가 혁신적인 시도를 하도록 새로운 영감을 매번 제공해 주는데, 이번에는 설문조사 응답자의 절반이 자신들의 생활 방식이 미디어에서 주기적으로 다뤄지지 않는다고 느낀다고 했다. 이를 통해 이케아는 미국의 사진작가 애니 레보비츠와 컬래버레이션을 추진하게 되었는데, 이케아의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Artist in Residence) 프로그램을 통해 그녀는 약 7개국을 넘나들며 사람들의 진짜 집의 모습을 인물 사진으로 담아냈다.
미국의 사진작가 애니 레보비츠 (출처: IKEA)
이 프로그램의 첫 상주 작가가 된 레보비츠는 보그와 같은 유명한 잡지에서 배우나 국가 원수와 같은 사람들을 촬영하는 것으로 유명한 사진작가이다. 그렇기에 그녀가 일반적인 가정생활을 촬영하는 것은 색다른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그녀는 2023년부터 독일, 일본, 영국 등 7개의 나라를 여행하며 집, 가정, 가족에 중심을 둔 사진을 찍었고, 그 결과 우리가 잃어버린 ‘진짜’ 집의 의미를 담은 25개의 사진을 볼 수 있다. 레보비츠의 사진전은 올해 2월 파리 패션 위크 기간에 처음으로 선보였고,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다음으로 6월 1일부터 스웨덴 엘름훌트에 있는 이케아 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그녀의 작품은 25점 모두가 각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한 작품은 30년 이상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도예가 유스케 오니마루(Yusuke Onimaru)에 대한 작품인데, 그는 자신의 조상들이 도자기를 시작한 일본 후쿠오카에 위치한 도호 마을이 자신의 집이라고 여긴다. 자신이 누구인지, 자기 뿌리와 주변 환경을 정체성으로 여기는 그의 작업실의 모습을 사진에서 볼 수 있다.
또 다른 작품은 카즈하스탄에서 태어나서 런던에서 살고 있는 아슬란 주누스(Arslan Zhunus)이다. 그는 런던 동쪽에서 위치한 강 위의 하우스 보트에서 약 3년간 살고 있으며 크루징 면허가 있기 때문에 그는 하우스 보트를 타고 매년 25마일 이상 여행할 수 있다. 2주마다 새로운 장소로 이동하는 하우스 보트 안에서의 생활은 그의 고향인 카즈하스탄의 유목민적 삶과 닮은 점이 많다고 한다. 또한, 그의 하우스 보트 역시 이웃들에게 친절한 카즈하스탄의 문화를 반영하듯 많은 손님을 대접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런던에 살고 있지만 그의 고향 라이프스타일이 자연스럽게 집에 반영되는 것이다.
레보비츠는 이번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의 집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 이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녀가 신진 작가들에게 주는 조언은 자신의 가족 구성원의 사진을 찍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한다. 레보비츠 다음으로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선정될 작가가 벌써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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