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미국 'CES 2025', 기술 트렌드 전망 미리보기

기술에 흠뻑 빠져들다, 'Dive In' 

 

매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소비자 전자제품 종합 박람회인 CES는 글로벌 기술 업계가 자신들의 최전선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로 자리 잡았다. 물에 다이빙해 흠뻑 빠져들듯 기술에 '빠져들다(Dive In)'라는 주제로 펼쳐질 CES 2025는 인공지능(AI), 디지털 헬스, 게이밍,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의 집합체로, 전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킬 예정이다.

 

이번 CES는 팬데믹 이후 본격적으로 회복된 기술 산업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중요한 자리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CES 2024는 4000개 이상의 기업과 13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올해는 이를 뛰어넘는 기록적인 행사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혁신적인 기술과 이에 따른 사회적 영향력이 중심 화두로 다뤄질 예정이다.

 

<생성형 AI로 만든 CES 2025: Dive In 공식 포스터>

[자료: CTA]

 

① 인공지능

 

CES 2025에서 인공지능(AI)은 단연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가장 주목받는 분야다. 과거에는 AI가 주로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 사용됐다면, 오늘날의 AI는 창의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전방위적인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는 텍스트, 이미지, 음악,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능력을 보유해 인간의 창작 활동을 보완하거나 새로운 방식으로 지원한다. 이 같은 AI 기술의 발전은 콘텐츠 제작은 물론, 교육, 의료, 금융 등 주요 산업 전반에 걸쳐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번 CES 2025에서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같은 세계적인 기술 기업들이 최첨단 AI 솔루션을 선보이며 그들이 지닌 최신 기술력을 공개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는 생성형 AI가 활용된 그래픽 및 영상 제작 도구를 통해 영화, 게임, 광고 산업의 혁신 가능성을 시사할 예정이다. 이미지와 질문을 입력하면, 이미지를 이해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공하는 NeVA가 그 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주르(Azure)' 같은 클라우드 AI가 자사의 클라우드 플랫폼과 연계된 AI 기반 업무 생산성 도구를 선보이며, 기업들의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글은 '첩 AI(Chirp AI)' 모델로 자연어 처리와 음성 인식을 결합한 AI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한층 더 직관적이고 개인화된 방향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엔비디아의 생성형 AI 서비스: NeVA>

[자료: NVIDIA]

 

잇따른 글로벌 대기업들의 AI 신규 서비스 발표로 CES 2025는 다양한 산업에서 AI의 구체적 활용 가능성을 확인할 기회가 될 것이다. 교육 분야에서는 AI가 학생 개개인에게 맞춤형 학습 자료를 제공하거나, 실시간 언어 번역 및 발음 교정을 통해 글로벌 학습 환경을 혁신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의료 산업에서는 AI가 의료 데이터를 분석해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거나, 맞춤형 치료 계획을 제안하는 등의 활용이 예상된다. 또한, 제조업에서는 AI 기반 스마트 공장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불량률을 감소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하며,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이다.

 

AI의 기술적 진보는 단순히 산업 혁신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전반에 걸쳐 사람들의 삶을 보다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 가능성을 보여준다. CES 2025는 이러한 AI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경험하고, 그 혁신이 인류에게 미칠 긍정적인 영향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이다.

 

② 디지털 헬스

 

디지털 헬스는 CES에서 꾸준히 주목받는 혁신 분야로, 팬데믹 이후 건강 관리의 패러다임 전환과 함께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기존의 병원 중심적 헬스케어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관리가 가정과 일상에서 이뤄지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만성 질환의 예방 및 관리, 정신 건강 증진, 조기 진단 등 다양한 측면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CES 2025에서는 특히 AI 기반 건강 관리 기술이 핵심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애플, 핏빗, 삼성과 같은 주요 기업들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심박수, 혈압, 혈당 등의 신체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개인화된 건강 조언을 제공하는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러한 디바이스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특정 질병의 초기 징후를 탐지하거나, 적절한 생활 습관 개선 방안을 제안함으로써 만성 질환의 효과적인 관리와 조기 진단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CES 2025에서 눈에 띄는 기술 중 하나는 '원격 의료 스테이션(Remote Healthcare Stations)'이다. 이는 지역 병원 방문이 어렵거나 의료 접근성이 제한된 사람들을 위해 설계된 혁신적인 시스템이다. 이러한 스테이션은 고해상도 카메라, 원격 진단 장비, 그리고 실시간 화상 통화 기능을 갖춘 AI 기반 플랫폼으로, 사용자가 의사와 가상으로 만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온메드(OnMed)의 버츄얼 케어스테이션(Virtual CareStation)>

[자료: OnMed]

 

원격 의료 스테이션의 대표적 예인 미국 헬스케어 테크 기업 온메드(OnMed)의 '버츄얼 케어스테이션(Virtual CareStation)'은 프라이빗 부스에 들어가 단순히 화상 상담에 그치지 않고, 혈압, 체온, 산소 포화도와 같은 기본적인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실시간으로 의료진에게 전달한다. 이를 통해 의사는 사용자에게 적절한 진단과 처방을 제공할 수 있으며, 필요할 경우 가까운 약국으로 처방전을 전송하거나 추가적인 검사를 권유할 수도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지역사회나 이동이 불편한 고령층에게 특히 유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헬스는 단순히 기술적 진보에 그치지 않고, 의료 접근성 개선과 개인 맞춤형 관리라는 두 가지 주요 목표를 통해 전 세계인의 웰빙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CES 2025는 이와 같은 디지털 헬스케어의 미래를 직접 경험하고, 이러한 혁신 기술이 우리의 삶에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것이다.

 

③ 로보틱스

 

우리의 일상에 혁신적인 변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에서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는 로보틱스 기술 역시 CES 2025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사람과의 협력을 통해 작업 효율성을 높이는 협동 로봇(Co-bots)의 진화가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로봇은 더 세밀하고 유연한 동작을 통해 사람과 함께 작업을 수행하며, 다양한 환경에서 인간의 보조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발리(Ballie)'라는 독특한 로봇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이동 가능한 소형 로봇은 사용자의 일상에 밀접해 작동하며, 프로젝터 기능으로 콘텐츠를 투사하고, 스마트 홈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생활 속의 편리함을 더해 주며, 다른 스마트 가전제품과 연계돼 가정에서의 스마트 경험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한국 로보틱스기업 '후카시스템(HUCASYSTEM)'은 '후카고(HUCA-Go)'라는 재활 로봇을 발표한다. 후카고는 사용자에게 걸음 운동을 안내하며 로봇의 팔과 센서를 사용해 움직임을 지원하고 교정해 신체 기능 개선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이 로봇은 퇴행성 뇌질환 환자들이 재활 과정에서 독립성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삼성의 가정용 스마트 로봇: 발리>

[자료: CNET]

 

물류 및 서비스 분야에서의 로봇 기술도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 모빈(MOBINN)의 'M3 배달 로봇'은 다양한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는 독립적인 휠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언제 어디서나'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 로봇은 물류의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들에게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로웍(RoWok)' 같은 완전 자율적인 무인 로봇 레스토랑은 현장 인력 없이도 주문을 받고 음식을 조리하는 기술을 통해 CES 2024에 이어 올해도 CES 현장에서 요식업 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예정이다.

 

<로웍(RoWok)의 무인 로봇 식당>

[자료: The Spoon]

 

CES 2025는 로봇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서 어떻게 혁신을 이끌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들 로봇은 인간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며, 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인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④ 게이밍

 

게이밍 산업 역시 CES에서 가장 흥미로운 분야 중 하나로, 해마다 기술적 진보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제시하고 있다. 올해 CES 2025에서는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는 차세대 게이밍 기술이 대거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더욱 발전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들이 게임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소니, 메타, 밸브와 같은 선도적인 기업들이 새로운 VR 헤드셋과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며, 더욱 사실감 있는 그래픽과 몰입형 사운드 기술을 통해 플레이어의 참여도를 극대화할 것이다. 이러한 기술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교육, 의료, 군사 훈련 등 다양한 산업에서 응용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예를 들어 소니가 새롭게 선보이는 VR 헤드셋 'XR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는 공간 콘텐츠 제작을 위해 설계됐으며, 4K OLED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착용 가능한 컨트롤러, 그리고 현실적인 3D 객체 상호작용을 위한 독자적인 렌더링 기술을 특징으로 보인다. 이는 엔지니어와 디자이너와 같은 전문가들을 위해 가상 환경에서의 제품 개발을 간소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소니의 XR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

[자료: CTA]

 

또한, 클라우드 게이밍의 발전은 게이밍의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클라우드 게이밍은 사용자가 고가의 하드웨어 없이도 고품질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며, 아마존의 '루나(Luna)'와 구글의 '스테디아(Staida)' 같은 플랫폼이 이를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게이밍이 단순한 여가 활동을 넘어 글로벌 커뮤니티를 연결하고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창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전망 및 시사점

 

CES 2025는 단순한 발전을 넘어서 인류의 삶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는 기술 혁신의 전환기를 예고할 것이다. 우리가 앞서온 길은 새로운 기술을 탐험하고 최적화해 온 역사였으며, 오늘날에도 인류는 새로운 기술을 계속 발굴해가며 이를 삶에 접목시키고 있다. 주최사 CTA의 K 디렉터는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CES 2025에서 선보일 최신 기술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협력과 창의성의 중심이 돼, 기후 변화 대응, 정신 건강 개선, 효율적인 생산 등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할 솔루션을 제시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들의 CES 2025 참가는 기술이 사람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모두가 지속 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는 전환의 흐름에서 주도권을 잡을 기회가 될 것이다.

 

CES 2025의 개최를 앞두고 이제는 단순히 기술을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서, 어떻게 기술이 우리의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지를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CES 2025는 단순히 첨단 기술을 뽐내는 자리를 넘어 인류가 기술을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이고 윤리적인 도전에 어떻게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장이 될 것이다. CES 2025에서 기술이 인류의 꿈을 현실로 변모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자료: CTA, NVIDIA, OnMed, HUCASystems, Samsung, CNET, The Spoon, 그 외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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