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카 마이얄라의 하라카 섬 작업실에서 자신의 그림책에 직접 사인을 하고있다. (사진: 서정애)
어른이 되어도 동심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것일까? 동화에 나올 것 같은 아름다운 섬에서 생활하며, 그림책을 그려가는 작가 마리카 마이얄라와 이야기하면서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핀란드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시각 예술가인 마리카 마이얄라는 헬싱키의 수오멘리나 섬(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살며, 그 옆에 있는 작은 섬, 하라카에 있는 예술가 공동체의 건물에서 작업하고 있다. 그는 20여 년 동안 50권 이상의 책 작업에 참여했으며, 국가에서 수여하는 시각 예술상과 루돌프 코이부 상을 두 차례 수상한 핀란드의 대표적인 아동 작가이기도 하다.
*루돌프 코이부 상은 핀란드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아동 및 청소년 문학 삽화 상 중 하나로, 핀란드 삽화가 협회(Finnish Illustrators Association)에서 주관한다. 마이얄라는 작품마다 독창적인 색감과 표현력으로 독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특히 어린이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분위기와 섬세한 시각적 해석 능력이 높이 평가되었다. 마이얄라는 이 상을 통해 핀란드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주목받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자리매김했으며, 그의 작업은 아동 문학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라카 섬의 예술가 공동체
우측 위에 보이는 섬이 작가의 스튜디오가 있는 하라카 섬이다. (사진: 서정애)
하라카 섬은 과거 핀란드 국방군 화학 실험실(1929-1988)로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모여 활동하는 창작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에서 일러스트레이터, 사진작가, 디자이너, 만화가 등 예술가들이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섬과 섬을 자신이 직접 수리한 배를 타고 이동하는 마이얄라는 하라카 섬과 주변 자연이 자신의 작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섬은 제게 마법과도 같은 공간입니다. 어제는 바로 옆의 다른 섬으로 여행을 갔었어요. 멀리 가지 않아도 주변 환경은 저에게 많은 영감을 줍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작가의 이동 수단인 작은 배 (사진: 서정애)
하라카 섬은 마이얄라에게 작업 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섬의 예술가들은 서로를 지지하며, 자연과 어우러진 공동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마이얄라는 "섬의 자연과 공동체가 없었다면 제 작업은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라며 섬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2024년에는 핀란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상을 수상하며 그 공로를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 이 상은 핀란드 일러스트레이터 협회에서 주관하며, 매년 한 명의 일러스트레이터를 선정해 10,000유로의 상금을 수여한다. 수상작은 헬싱키 인근 에스포 컬쳐 센터에서 2024년 11월부터 12월까지 전시되었다. 심사위원들은 그녀의 작품에 대해 "독창적이고 상상력이 넘치는 스타일로 세계의 어린이 도서 애호가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고 평가했다.
최근 마이얄라는 스웨덴 작가 이사벨라 닐슨과 협업한 그림책 이바르의 목소리(Ivars Tomrum)를 출간했다. 이 책은 독특한 색채와 초현실적인 분위기로 호평받으며, 스웨덴어로 출간되었다. 또한, 그녀가 삽화를 맡은 책들은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 한국 등 다양한 나라에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나의 그림책은 하나의 전시와 같다’
마이얄라는 어린이 책 삽화 작업을 예술 전시로 여길 만큼 높은 기준을 고수한다.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을 "번역 작업"에 비유한다. 그는 손으로 직접 그림을 그리는 방식을 선호하며, 표현주의자로서 손으로 그릴 때만 느껴지는 감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얄라는 작품을 통해 어린 시절의 괴롭힘 경험과 정신적 어려움을 표현하며, 이를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로 전하려 한다. 그는 "정신병원에서 오래 머무는 아이들에게 안정감과 따뜻함을 주고 싶었다"며, 2023년에 완공된 핀란드 포리 지역 어린이 병동의 벽화에서 그녀의 섬세한 시각적 해석과 따뜻한 감성을 잘 보여준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작품에 녹여내며 독자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
작가는 어린이 병동의 벽화작업을 위한 드로잉을 즐거운 마음으로 단숨에 작업했다. 스캔 된 원화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편집해서 최종 완성되었다. (사진: 서정애)
마이얄라는 예술을 통해 어린 시절의 상처를 치유하고, 더 많은 독자들에게 위로를 전달하고자 한다. 그는 "동화와 그림은 나쁜 세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피난처"라며, 작품이 독자들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의 작업은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전시회"에서 많은 대중에게 공개 되었다. 그녀의 자유롭고 따뜻한 그림은 핀란드 아동 문학 및 일러스트레이션 발전 뿐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어린이와 어른들에게도 동심을 전달한다.
최근에 옮긴 작업실은 바다와 숲이 보이는 가장 큰 방이다. 작가의 그림과 도구로 가득 차있어 들어서는 순간 그림책 속으로 들어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사진: 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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