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 유리 특성을 지닌 애플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의 명과 암
최근 전 세계 디자인 업계 전문가들이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바로 애플이 WWDC 2025에서 12년 만에 차세대 GUI ‘리퀴드 글래스(Liquid Glass)’를 발표했기 때문인데요.
흐르는 듯한 표면과 반사광, 입체적인 계층 깊이, 손끝에 따라 살아움직이는 듯한 유기성까지 애플의 새로운 리퀴드 글래스는 기존 디자인과는 확실한 차별점을 내세우며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번 리퀴드 글래스를 두고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쪽에선 리퀴드 글래스의 특징을 호평하면서 “UI·UX 디자인의 새로운 진화”라고 말하고 있지만, 반대 측에선 이번 리퀴드 글래스가 인간공학과 사용성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디자인이라 이야기하면서 우려를 보내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스티브 잡스가 이걸 봤다면 디자인 팀 모두를 해고했을 것”이라며 혹평하는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리퀴드 글래스는 어떤 모습이고, 어떤 특징을 지녔기에 이렇게 반응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것일까요? 이번 글에선 리퀴드 글래스의 특징부터 시작해 기대와 우려, 리퀴드 글래스의 향후 전망에 대해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리퀴드 글래스란 무엇?
애플은 리퀴드 글래스가 자사의 새로운 제품 딛자인 혁신의 토대가 될 것이라 말했다(자료=애플)
애플이 차세대 운영 체제 iOS26을 시작으로 순차적 도입을 선언한 리퀴드 글래스는 명칭 그대로 ‘액체 유리’처럼 주변의 빛을 반사하고 굴절 시키는 유리 표면의 특성과 액체의 유동성을 더해주는 ‘GUI’입니다. 이 리퀴드 글래스에 대해 애플은 자사의 새로운 혁신의 토대가 될 새로운 ‘시각 언어’라고 규정했는데요.
리퀴드 글래스가 적용된 인터페이스에선 단순 버튼부터 시작해 아이콘, 스위치, 슬라이더, 미디어 제어판, 탭, 사이드바, 잠금 화면의 시계나 알림 미리 보기까지 다양한 요소들에 투명도와 반사, 굴절 효과가 더해집니다. 심지어 휴대폰의 각도에 따라 실시간으로 광원이 변하거나, 빛의 굴절에 따른 프리즘 효과까지 구현돼있죠.
애플에 따르면 과거 단순히 블러 효과만 씌우던 기존의 글래스모피즘에서 한 단계 발전한 디자인이라 볼 수 있는 이번 리퀴드 글래스는 단순한 시각적 장식이 아닌, ‘정보 계층의 물리적 비유’를 바탕으로 설계됐다고 하는데요.
특히 앨런 다이(Alan Dyea) 애플 휴먼 인터페이스 디자인 책임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의 심도 있는 통합을 통해 기술과의 상호작용을 직관적이고, 아름답고, 경쾌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라고 밝히며, 이번 리퀴드 글래스가 “완전히 새로운 표현 기법”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인터페이스에 유리와 액체의 특징을 더해주는 리퀴드 글래스(자료=애플)
몰입감 있는 심리스 경험
많은 사용자의 주된 리퀴드 글래스 첫 인상은 세련됨과 신선함이다(자료=애플)
그렇다면 왜 많은 사용자들이 이번 리퀴드 글래스 발표에 열광하고 있는 걸까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주된 첫인상은 ‘세련됨’과 ‘신선함’입니다. 요컨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경험이란 이야기입니다. 여러 전문가들 역시 리퀴드 글래스의 가장 큰 장점으로 신선함에 따른 시각적인 몰입감을 꼽고 있습니다.
특히 전문가들은 애플의 리퀴드 글래스가 기존의 평면적이었던 디지털 환경에 입체감을 대폭 추가하고, UI·UX 디자인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는데요. 아이디에이션 솔루션 기업 ‘이터레이션’의 공동 창립자인 조쉬 퍼켓(Josh Puckett) CEO은 외신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이 디지털 표면에 감성을 불어넣고, 반짝이고, 굴절되고, 숨쉬는 인터페이스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고 매우 기뻤다”며 평면성에서 벗어나는 것이 올바른 디자인이며, 더욱 표현력 있고, 경험적인 소프트웨어라는 디자인 트렌드가 촉발될 것이란 기대를 내보였습니다.
리퀴드 글래스는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평면성에서 벗어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 기대받고 있다(자료=애플)
물론, 리퀴드 글래스의 장점이 심미성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리퀴드 글래스는 단순한 새로운 디자인 스타일뿐만 아니라 사용자 경험에도 변화를 가져다줄 수 것이라 기대받고 있는데요. 기존 UI에서 정지돼 있던 화면 간 전환, 버튼 피드백 등이 액체처럼 유기적인 리퀴드 글래스가 적용되며, 사용자들은 시각적으로 몰입감 있으면서도 물처럼 흘러가는 심리스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죠.
특히 리퀴드 글래스는 단순 버튼부터 시작해 아이콘, 스위치, 슬라이더, 텍스트, 미디어 제어판, 탭, 사이드바 같은 UI 요소는 물론, 잠금 화면, 홈 화면, 알림 센터 등에 빛과 반사, 굴절 효과 등의 동일한 물리적인 계층 표현을 더해 통일감을 주고 있는데요.
실제 CleanMyMac 앱을 개발한 기술 R&D 센터 MacPaw의 디자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세르히 포포프(Serhii Popov)는 “모든 것이 더 크게 보이고, UI를 더 편안하게 읽고, 더 쉽게 조작할 수 있을 것이다”며 애플의 리퀴드 글래스가 유리 표면의 특성을 지닌 만큼 사용자와 화면 및 콘텐츠의 거리감을 줄이고, 어느 콘텐츠나 기기에서든 자연스럽게 인터페이스가 녹아들 수 있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가독성 문제부터 시각적 피로도와 배터리 우려까지
많은 사용성 전문가들이 리퀴드 글래스는 가독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자료=애플)
물론 상술했듯이 리퀴드 글래스에 대해 기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리퀴드 글래스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은데요. 가장 먼저 제기되는 문제는 바로 ‘가독성’과 ‘시각적 피로도’입니다.
실시간으로 빛이 굴절 반사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각 요소는 단기간 시각 몰입도를 높이기엔 좋지만, 장기간 사용 시 눈의 피로를 유발할 수 있으며, 정보 인식에도 방해되기 때문인데요. 이로 인해 접근성 측면에서 시각 장애 사용자나 고령층에겐 정보의 직관성이 오히려 과거 글래스모피즘 시절 보다 저하될 우려가 있습니다.
특히 인간공학 업계에선 이번 리퀴드 글래스에 대한 비판이 많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UI·UX 디자인의 대가이자, 과거 애플에서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UX’라는 용어를 고안해낸 것으로 유명한 도널드 노먼의 닐슨 노먼 그룹이 앞장서서 이번 리퀴드 글래스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는 중입니다.
실제 닐슨 노먼 그룹은 링크드인을 통해 “많은 이들이 말하듯이, 리퀴드 글래스는 접근성 문제가 있으며, 실제 접근성 평가 및 포괄적인 사용성 테스트를 통해 측정할 수 있습니다”며 “어떤 사람들은 주관적으로 리퀴드 글래스가 보기 좋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본능적이거나, 성찰적인 차원에서 감성적인 디자인을 무시해선 안되지만, 공학적 차원에서 결코 좋은 것이 아닙니다”라고 말하면서 사용자가 제대로 핵심 콘텐츠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자체적인 AI 기반 시선 집중 히트맵 조사 자료를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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